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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관심거리/지식

[책요약] 일류 아빠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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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아빠의 생각
손재환 지음
라온북 / 2023년 1월 / 264쪽 / 15,000원

▣ 저자 손재환
(주)지앤디 대표이사, 아이데코 본점 원장, 한국안경아카데미 대표,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위원. 1990년에 대구보건대학교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후 스물두 살 때부터 안경사로 일했다. 이십 대 중반에 고향에서 7평짜리 안경원을 열었다. 2009년에 무극안경에서부터 지금의 아이데코 안경 체인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브랜드로 안경원 매장을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안경 전문회사 (주)지앤디를 함께 경영하고 있다. 독일식 전문 검안기 도입, 티타늄 소재의 대중화, 피팅 체험형 매장 운영 등 새로운 시도를 해 오고 있어 ‘안경업계의 혁신가, 선구자’로 불린다. 30년 넘게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한국안경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지은 책으로 『안경혁명』, 『안경 피팅의 정석』이 있다.

▣ Short Summary
나이 오십이 넘으니 인생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금세 눈가에 눈물이 글썽인다. 

돌 전에 감염된 소아마비 탓에 절게 된 다리. 버스를 탈 수 없어서 통학 때 타고 다니던 자전거. 중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의 장례식. 집이 없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던 생활.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고 숨죽여 흐느끼던 일.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까에 대한 걱정.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며 걱정하던 어린 영혼. 주위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던 나….

내 인생이 이렇게 잘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냥 밥만 먹고살 수 있었으면 했다. 조언을 구할 만한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에 항상 나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면서 차근차근 조금씩 살아온 것 같다.

인생의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이런저런 것을 물어보았을 텐데’ 하고 늘 마음 한쪽이 아렸다. 아버지도 있고 형님들도 있어서, 함께 얘기하고 놀러 다니는 주위 친구들을 보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한층 깊어 갔다.

아버지의 부재 때문에 고통스러운 유년기를 보냈기에, 내가 훗날 아버지가 되어 아들들을 키우게 되었을 때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내가 받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주려고 했고, 인생의 좋은 멘토가 되고자 애썼다. 내가 혼자 몸으로 부딪치며 깨우쳤던 것들을 아이들에게 틈틈이 가르쳤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존재감을 아이들에게 채워 주고자 노력했다.

어느덧 두 아들은 어른이 되고 막내는 십 대 청소년이 되었다. 세상을 향해 출항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삶의 풍랑을 겪어 내며 온몸으로 터득한 아버지의 지혜를 물려주고픈 마음을, 둘째 아들 동휘에게 건네는 편지 형식으로 써 내려갔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인생을 되새길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염두에 두었던 것은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에 나오는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라는 교훈이다. 그 가르침에 따라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풍족하게 채워 주기보다는 스스로 성취하며 살아가는 법을 익히도록 이끌었다. 그 결과, 고기 잡는 법을 깨우쳐 갈 만한 밑바탕은 만들어 준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젊은 독자들에게 힘주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시대는 바뀌어도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는 바뀌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변함없는 이치를 배우고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 부족한 글이지만, 이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 차례
추천사_ 아버지 노릇_나태주 시인
프롤로그_ 시대가 바뀌어도 이치는 변하지 않는다

Chapter. 01
부모 품을 떠나 홀로서기 하는 때 / 어른 됨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딜 때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333법칙 / 어른은 어떻게 되는 걸까? /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 / 뜻밖의 위기와 어려움을 만났을 때 / 외로움이 사무칠 때
결혼, 꼭 해야 하는 걸까? / 운 좋은 사람이 되는 법

Chapter. 02
나를 깨닫고 세상을 바꾸는 / 일 / 일이란? / 무얼 해서 먹고살까? / 일을 잘하는 방법
성공한 부자가 되려면 / 취직할까, 창업할까? /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
어디서나 갑의 마인드로 살기 / 차이가 성패를 가른다

Chapter. 03
끈끈하게 서로 이어져 주고받는 / 관계 / 나와 잘 지내는 법 / 사소한 인연도 소중히 여겨라
주는 것이 받는 것이다 / 영원한 관계는 없다 / 난처한 부탁을 받았을 때
싫은 사람과 계속 만나야 할 때 / 사람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법 / 두루두루 사귀어야 크게 성공한다

Chapter. 04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저절로 쌓이는 / 돈 / 돈이 뭘까? / 진짜 부자 VS 가짜 부자
내 집 마련을 하려면? / 돈, 어떻게 벌어야 할까? / 돈의 힘 / 부모님 돈은 내 돈일까? / 부자가 되는 법

Chapter. 05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으로 성장하는 / 인생 / 인생은 양파 까기다 / 인생의 패턴을 읽어라
인생은 운전과 비슷하다 /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운명은 바꿀 수 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법 / 스트레스가 계속 쌓일 때 /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내라

에필로그_ 인생의 연꽃을 피우길 바라며
아들 편지1_ 삶이 막막한 친구들에게 우리 아버지를 빌려드립니다
아들 편지2_ 아버지의 수레바퀴 자국을 따라가며

 
일류 아빠의 생각
손재환 지음
라온북 / 2023년 1월 / 264쪽 / 15,000원

 



Chapter. 01 부모 품을 떠나 홀로서기 하는 때 - 어른 됨

세상에 첫발을 내디딜 때
자기 힘으로 먹고산다는 것: 동휘야, 네가 국내에서 화상 수업을 들은 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맞서서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쳤고, 그 여파로 너는 유학 중이던 북경의 대학교로 돌아가지 못했지. 

옆에서 바라보는 내가 이렇게 답답한데, 당사자인 너는 오죽했겠니. 아마도 속앓이를 많이 했겠지. 그런데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 속과도 같은 상황에서 너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지. 학업과 동시에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해 보기로 말이야.

그리고 학생 신분으로 난생처음 사업에 도전해, 날마다 좌충우돌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한편으론 무척 뿌듯하고 대견한 마음이 들더라. ‘짜식, 이제 세상맛을 알아 가네.’ 하고 슬며시 미소 짓기도 했다.

부모의 품을 떠나, 혼자 힘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버겁고 두려운 일일 거야. 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만 받아먹다가, 허공에 몸을 날려 스스로 나는 법을 익히고 사냥하는 법을 익히자니 얼마나 힘들고 막막할까. 이십 대의 사회 초년생으로 온갖 일을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너를 보면서 자연스레 그맘때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다리에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병역을 면제받아,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이른 이십 대 초반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어렵사리 취직에 성공해, 안경사로서 첫 출근을 하기 전 몹시 초조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일을 잘할 수 있을까?’ ‘얼마 못 가서 잘리면 어떡하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

불안과 설렘을 안고 첫 출근을 했지. 물론 실수 연발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전은 전혀 다르더라. 예상치 못한 난관을 하루에도 여러 번 마주쳤다. 그때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지. 집에 돌아오면 완전 파김치가 되어, 눕자마자 곯아떨어지기 일쑤였다.

그 시절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였던 것 같다. 넘어지고 깨지면서 하나씩 터득해야 했지. 지금 돌이켜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쌓는 시기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너무 고되고 괴로워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지.

‘남들보다 잘하는 것도 뛰어난 것도 없는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는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다. 우선 사장 마음에 드는 직원이 되기로 했다. 초보 직원이 각양각색의 요구를 지닌 손님들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한 일이지. 하지만 사장은 한 명이니까 나를 고용해 준 한 사람만이라도 만족시켜야겠다고 결심을 한 거란다. 그때 내 결심은 이런 거였다. 첫째, 사장에게 인정받는 직원이 되자. 둘째, 사장에게 두 번 이상 같은 실수를 지적받지 말자. 셋째, 사장보다 일찍 출근하자. 

목표가 뚜렷해지니까 마음도 가벼워지더구나. 그저 일 잘해서 인정받고 돈도 잘 벌고 싶다는 어렴풋한 목표를 가졌을 땐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글로 써 보니 한결 마음도 정리되고 새로운 의지가 생기더라. 그러니까 너도 힘들거나 무언가 이루고 싶은 게 생겼을 때는 구체적으로 써 보길 권한다. 목표가 정확해야 그것을 이룰 방법도 명확해지는 법이거든.

나는 목표를 정한 뒤 실행에 나섰다. 사장보다 일찍 출근해 가게를 구석구석 청소하고 정돈했지. 사장이 출근하면 그 표정과 기분을 살피면서, 사장이 마음에 들어 할 만한 일을 찾아서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사장에게 지적을 받으면 기분 나빠하기보다는 두 번 다시 같은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내 행동을 스스로 확인하고 지적받은 내용을 마음속에 각인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이 나를 부르더구나. “손 기사! 지금까지 많은 직원들에게 일을 시켜 봤지만, 초보인데도 이렇게 일 잘하는 사람은 처음일세. 주위 사람들이 왜 굳이 몸이 불편한 직원을 쓰려고 하느냐고 말리기도 했는데, 이제 보니까 잘한 결정인 것 같아.”

그 얘기를 듣고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 내가 세운 목표를 스스로 이루어 낸 뒤 느낀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내가 사장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한 이유는 단순했다. 먹고살려면 돈을 벌어야 했고,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일을 계속할 수 있으려면 우선 사장을 만족시켜야 했으니까. 단지 그뿐이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
남에게 이로운 것이 내게도 이롭다: 얼마 전, 네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고객과 통화하는 모습을 우연찮게 보게 됐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큰 목소리로 항의하는 고객에게 너는 진땀을 흘리면서 설명하고 있었지. 그걸 보니 좀 안쓰럽더라. 그러나 한편으론 그런 과정 속에서 세상을 알아가겠지 싶어서 흐뭇하기도 했다.

우리는 하루에도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그 가운데에는 내 마음에 쏙 들고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을 만큼 싫은 사람도 있지. 짧은 인생인데, 좋은 사람만 만나면서 살 수는 없을까? 안타깝게도 그럴 수는 없단다. 결국은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지. 어쩌면 사람은 세상에서 상처를 주고받으며 이해력과 공감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세상에 살면서 사람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답이 안 보이고 막막하기도 했지. 그러면서 자연스레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단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것이 존재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지. 바로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지. 생명이 없는 것은 자연법칙, 물리적인 법칙에 따라서 움직이고, 생명이 있는 것은 그 속성에 따라 ‘나’와 ‘남’으로 나눌 수 있다. 

이처럼 세상은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나와 남이 서로 이어져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면서 돌아가지. ‘나’는 나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나 중심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나만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곧 다른 사람과 부딪치게 되지. 저마다 자기가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결국 둘 다 제자리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할 뿐이지.

그러나 만약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게 선선히 양보한다면 어떨까? 상황이 순조롭게 풀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단다. 당장에는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결국 자기에게 이득이 되고 상대에게도 이롭지. 이처럼 다 함께 잘되는 것을 ‘상생’이라고 한다. 

세상 모든 것은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 남에게 좋은 것이 결국 나에게도 좋다.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달은 뒤, 나는 세상을 사는 방식이 명확해졌다. 농부가 좋은 씨앗을 많이 심으면 좋은 열매를 많이 거둘 수 있듯이,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최선을 다해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나만을 위한 나쁜 욕심, 남도 위하는 좋은 욕심: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심이 있지. 그런데 흔히들 욕심은 나쁜 거라고 생각하고, 욕심부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나는 욕심이 꼭 필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욕심에도 나쁜 욕심과 좋은 욕심이 있거든. 나쁜 욕심은 자기에게만 이로운 욕심이고, 좋은 욕심은 자기뿐 아니라 남에게도 이로운 욕심이다. 물론 이기적인 욕심은 멀리하는 게 맞겠지만, 자기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는 좋은 욕심은 많이 가질수록 좋다고 본다.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욕심,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심. 수많은 좋은 욕심 덕분에 이 세상은 지금껏 발전해 왔다. 너는 어떤 욕심을 가지고 있니? 그 욕심이 너만을 위한 것인지, 남과 세상도 위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으면 좋겠다. 

네가 가진 욕심이 좋은 욕심이라면, 그 욕심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지. “네가 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행하라.”는 격언이 있지. 이 격언대로 받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하는 거지. 내게 좋은 일이 이뤄지기를 마냥 손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나서서 행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욕심, 원대한 계획이라도 행함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사실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구나.

동휘야, 아까 그 고객과의 문제는 잘 해결했니? 다양한 요구를 지닌 고객들을 만족시키기란 참 힘든 일이지. 나도 오랫동안 장사를 해 왔지만,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채워 주는 것이 가장 어렵더구나. 별의별 사람에게 시달리다 보면 화도 나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세상 만물이 다 이어져 있음을 기억하고, 고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다 보면 분명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거야. 부디 너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좋은 욕심을 많이 가지고, 그 욕심을 이루어 가길 바란다.

 

 


Chapter. 02 나를 깨닫고 세상을 바꾸는 - 일

무얼 해서 먹고살까?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좋아하는 게 낫다: 요즘 청년들이 일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을 많이 본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또다시 스펙 쌓기용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현실, 천신만고 끝에 취업에 성공해도 일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그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평생 할 만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 많이들 방황한다. 

젊은 직원들이 종종 내게 이렇게 묻곤 한다. “사장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하는 게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딱 잘라 대답하기 어려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는 게 좋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무조건 좋아하는 일을 좇아서 하라고 권하지. 어쩌면 둘 다 맞는 거겠지.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일을 하면서 그 일을 좋아하는 게 나은 것 같다.”라고…. 왜냐하면 사람의 감정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다 보면 싫증이 나듯이, 지금 무척 좋아하는 것도 언젠가는 시들해지지 않을까?

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무척 즐겁고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슬슬 지겨워지고 싫어질 수 있거든. 그러나 잘하는 일은 할수록 더 잘하게 되고, 자기만의 경쟁력이 생기게 마련이지. 이런 걸 고려하면, 잘하는 일을 찾아서 되도록 즐기며 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내가 잘하는 일이 뭘까? 진짜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타고난 재능이나 재주가 두드러지는 극소수를 빼고는, 대개 자기가 뭘 잘하는지 모르거든. 수많은 직업을 하나하나 다 경험해 볼 수도 없고, 참 답답한 일이지. 하지만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똑같은 고민을 하며 더듬더듬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고 있단다.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찬찬히 배우고 경험하면서 자기가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된단다.

취직은 세상 학교에 입학하는 것: 그런데 아무리 해도 잘할 수 있고 좋아할 만한 일을 찾을 수 없다면 인연의 흐름에 따라 일을 만나는 것도 괜찮다. 나도 그랬거든.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안경광학과에 들어가게 되었고, 졸업 후 취직해 안경 일을 하고, 창업을 해 지금까지 왔지. 선생님의 추천이 없었다면, 아마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거야. 물론 나도 열심히 했지만, 평생 먹고살 길을 열어 주신 선생님에게 늘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동휘야, 네가 학교 공부와 인터넷 사업을 병행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것을 잘 안다. 스스로 적극적인 탐색을 하든, 인연을 통해 저절로 만나게 되는 방식을 택하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일이라는 건 힘들고 고되지만,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대학교에서 세상 학교로 입학한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일을 탐색하고 경험해 보길 권한다. 세상 학교에서는 이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과목을 배우게 될 거고, 선생님들도 무수히 많을 거다. 일을 하며 만나는 모든 경험이 결국 좋은 스승이 되거든. 네가 세상 학교에서 소중한 가르침을 많이 얻고,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Chapter. 03 끈끈하게 서로 이어져 주고받는 - 관계

사소한 인연도 소중히 여겨라
인생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몸이 불편했고 집안 형편도 어려운 데다, 할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셨잖아요. 흙수저 중에 흙수저인데 어떻게 그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셨어요?” 이십 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네가 어느 날 내게 물었지. 

질문을 받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었지. 그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살아 보라고 하면 그때처럼 살 자신이 없다. 암담하고 막막하기만 해 실낱같은 희망도 보이지 않던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을까? 나는 이 물음에 ‘주위 사람들 덕분’이라고 답하고 싶다. 50년 동안 살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힘들 때에 늘 옆에서 나를 도와주고 챙겨 준 사람들이 있었고, 그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생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로 형성되는 것 같다. 흔히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만나는 인연을 혈연, 지연, 학연, 사연, 이 네 가지로 구분하지. 가정과 지역, 학교,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인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생의 핵심이 인간관계에 있기에, 좋은 삶을 살고 성공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돈 없어도 사람이 있으면 일어설 수 있다: 내가 여태껏 만난 인연을 살펴보면 혈연, 지연에는 그다지 특별한 점이 없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 학연을 만나면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지. 나는 중학생 때부터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는데, 졸업 후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내가 지내야 하는 기숙사가 산 중턱에 있더라고. 절대 혼자 힘으로는 다닐 수 없는 길이었지. 그런데 친구들이 내 가방을 들어 준 덕분에 무사히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졸업할 수 있었다. 그때 선한 마음으로 가방을 들어 준 친구들에게 지금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대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와서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지. 어쩌면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것 같아. 인생에서 주위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알고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나름대로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네가 알다시피,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그런 내가 어떻게 안경점을 차리고, 지금은 전국 106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며 연 매출 100억 원에 이르는 사업가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바로 인간관계에 있단다. 만나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정성껏 대접하며 신뢰를 쌓은 덕분에 여러 사람에게 인정과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

안경원에 취직해 직원으로 일하던 때가 생각난다. 대학 동기들은 하나둘 안경원을 차려서 사장이 되는데, 나는 ‘언제쯤 내 안경원을 열 수 있을까.’ 하고 날마다 생각했었지. 아무리 고민해도 나에게서는 답을 찾을 수 없어서 주위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영업사원이 딱 떠오르더구나. 물건을 위탁받으려면 그 사람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데 최선을 다했다.

영업사원들이 안경원에 올 때마다 늘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따뜻한 말과 함께 마실 것을 대접하고 교류했지. 꾸준히 신뢰 관계를 이어 갔고, 마침내 내가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엄청 큰 도움을 받았다. 그 사람들이 무상으로 물건을 공급해 주었거든. 물론 공짜가 아니라 위탁하는 개념으로 돈은 나중에 벌어서 갚으라는 것이지. 근데 이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나의 됨됨이를 믿고 도와준 그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매장을 열 수 없었을 거야.

이들 말고 또 내게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은행 직원이다. 어느 날 은행 직원이 안경을 맞추러 왔다. 나는 중요한 인연이 될 수 있음을 직감하고, 성심껏 안경을 맞춰 주고 불편한 점을 해결해 줬지. 그때부터 인연이 이어져, 꾸준히 관계를 맺어 갔다. 그리고 결국 당좌 수표 담당이던 그 사람 덕분에 수표 발행을 할 수 있게 되어, 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었지.

이처럼 돈이 없어도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있으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단다. 물론 관계는 쌍방향이니까, 나 또한 상대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 유익을 끼치면서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 좋은 관계라고 볼 수 있지.

인연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다. 그러니 너도 세상을 살아갈 때 무엇보다 사람과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길 바란다. 스쳐 지나가는 사소하고 작은 인연도 깊은 관계로 살려 내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현명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참 좋겠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법
변화무쌍한 사람의 마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얘기, 너도 들어 봤겠지. 그동안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면서 장사를 해 왔지만, 여전히 사람 마음을 헤아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힘들까? 그것은 마음이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이지. 인생이 예측 불가하듯이 사람의 마음도 변화무쌍하단다.

장사의 핵심은 고객의 만족이다. 다양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원하는 것을 채워 주어 물건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 장사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대부분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일이니까. 사람 마음을 잘 알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나도 사람 마음을 알기 위해서 무척 노력했다. 여러 가지 책을 찾아서 읽고, 거기서 배운 내용을 실제 고객에게 적용해 보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쌓아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100% 알지는 못한다. 마음이란 건 정말 한순간에도 변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지만 다양한 독서와 많은 경험을 통해, 내가 터득한 몇 가지 마음 읽는 방법을 알려 줄 테니 한번 읽어 보렴.

질문과 관찰로 상대의 심중을 읽어라: 내가 사람의 성향과 마음을 읽는 방법으로 주로 사용하는 것은 대화와 관찰이란다. 질문을 던졌을 때 되돌아오는 답변과 표정, 목소리 톤을 살펴 마음을 알아 가는 것이지.

나는 사람을 만나면, 긍정적인 사람인지 부정적인 사람인지부터 알아본다. 긍정적인 사람은 늘 마음이 열려 있기 때문에 무엇을 권해도 받아들일 확률이 높지. 하지만 부정적인 사람은 의심이 많고 마음이 닫혀 있어서, 무언가를 제안하고 설득하는 일이 무척 어렵지. 성향이 다른 둘을 똑같은 방식으로 대했다가는 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게 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저마다 그 성향에 따라 대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긍정적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아.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알맞은 것을 제시하면 되거든. 하지만 부정적인 사람에게는 설득이나 권유가 잘 통하지 않아. 그러니 열린 자세로 대하되, 먼저 다가가서 무언가를 권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와서 요구 사항을 말하도록 놔둬야 한다.

고객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인사와 한두 가지 질문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먼저 이렇게 묻는다. “고객님, 지금 쓰고 계신 안경을 언제 맞추셨어요?” 이런 물음에 긍정적인 사람은 ‘대략 1~2년쯤 된 것 같아요. 안경에 기스가 많이 났죠?’ 하는 식으로 적극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얼굴을 보면 표정도 밝고 목소리도 쾌활하지. 반면에 부정적인 사람은 ‘잘 모르겠어요.’, ‘기억 안 나는데요.’ 하는 식의 단답형 답을 한다. 얼굴이 어둡거나 무표정하고 목소리가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지지.

이처럼 간단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지. 소통을 잘하려면 상대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알맞게 반응해 주어야 해. 상대의 결에 나를 맞추는 것이지. 단, 사람 마음을 완벽하게 아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우리는 그저 잘 알고 더 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지, 복잡미묘한 사람의 속내를 전부 파악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꼭 명심하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사람을 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 중에는 유달리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사교성과 친화력이 엄청 좋고 언변도 탁월하지. 이런 부류의 사람은 타고난 말솜씨로 다른 사람을 속일 수도 있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움직이도록 조종할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사람을 만나면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말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네 기준과 원칙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아무리 친한 사람, 멋있어 보이는 사람이 그럴싸한 말로 다가와도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또한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고, 존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Chapter. 04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저절로 쌓이는 - 돈

진짜 부자 VS 가짜 부자
돈 때문에 죽은 아버지, 홀로 남겨진 어머니와 삼 남매: 오늘은 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한다. 즉, 네 할아버지 이야기지. 무척 슬프고 다소 충격을 안겨 줄 수 있지만,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이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어릴 적부터 장애를 지니고 살았다. 네 할아버지는 술만 드시면 늘 이렇게 말했다. “너는 몸이 불편하니까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해.” 그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자주 듣고 자랐지. 할아버지는 아들이 다리를 절뚝절뚝 절면서 다니는 모습을 보시며 무척 마음 아파하셨다. 아들이 앞으로 뭘 해서 먹고살지가 늘 고민이셨지. 마침내 ‘동네에 작은 주유소를 차려 주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신 뒤, 힘들게 미장일을 해서 평생 모은 돈을 전부 들여서 주유소를 샀다. 그거라도 나중에 물려주면 내가 먹고사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겠다고 생각해 계약했다고 하시더구나.

그런데 그 계약이 사기였다. 할아버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해서 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지. 하지만 당신 양심에 비추어 거리낄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할아버지는 당연히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은 할아버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할아버지에게 사기를 친 사람은 법을 아주 잘 알고, 그쪽에 아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할아버지에게 계획적으로 사기를 친 거지. 결국 할아버지는 재판에서 억울하게 졌다.

마음의 상처와 세상에 대한 원망이 너무 컸던 탓일까. 내가 중학교 2학년일 때 네 할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농약을 드시고 몸이 타들어 가면서도 내 손을 꼭 붙잡고 뭐라 뭐라 하시던 그 모습이. 이미 호흡이 끊어져 가는 상황이었기에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재환아, 미안하다!” 또는 “열심히 해라!” 하는 말이었을 거야.

고통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그 후에 남겨진 건 많은 빚과 홀로 된 어머니, 그리고 우리 삼 남매였다. 할아버지는 십 남매 중 막내였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그 많은 형제들 중 누구 하나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어머니는 삼십 대 초반이었고, 돈 버는 재주라고는 없으셨지. 친척들은 젊은 여자가 애들 셋을 어떻게 키울까, 혹시 버리고 가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는 듯했다. 그런 시선에 어머니는 주눅 들지 않으셨다. 걱정 마시라고, 내 새끼들은 내가 키운다고 고함지르며 싸우셨지.

어머니는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다. 어머니가 온 힘을 다해 일해도 돈은 늘 모자랐다. 공납금을 못 내면 학교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가 전교에 울려 퍼졌다. “3학년 1반 손재환, 공납금 미납입니다. 빨리 내세요.”

그 방송을 들으면 정말이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다. 얼마 뒤 면사무소 직원의 도움으로 우리 가족은 생활 보호 대상자가 되었다. 그때부터 학교에 내는 수업료, 육성회비 같은 것을 모두 면제받았지만 반 친구들은 그런 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부끄러웠다. 더군다나 남녀 공학인 학교에서 한창 이성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보이고 싶어 할 때 ‘생활 보호 대상자’라는 꼬리를 달고 다녔으니 오죽 비참했을까.

돈을 좇지 말고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해라: 이처럼 나는 어릴 적부터 돈 때문에 온갖 시련을 겪었다. 그래서 돈에 한이 맺힌 것 같기도 하다.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경험해 봤기 때문에 어쩌면 더욱 간절하게 돈을 벌기 위해 노력했고, 그 덕분에 지금의 부를 이루어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기보다는 필요한 만큼 벌고 싶었다. 그저 동네에서 못사는 사람 축에만 끼지 않았으면, 생활 보호 대상자만 안 되었으면 했지. 그런데 하루하루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새 번듯한 집과 차, 사업체가 생겼다. 사랑스런 아내와 세 아들도 생겼고, 나의 소중한 식구들을 충분히 먹여 살릴 만한 능력도 갖추게 되었다.

몸도 불편하고 타고난 재주도 없고 부유한 부모도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따른 원리는 아마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건 바로,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고 현재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 그뿐이다. 나는 그 방법으로 돈을 벌었고, 지금의 부를 이룰 수 있었다.

돈은 아무한테나 가지 않는다. 돈의 시력은 아주 좋아서 멀리 있더라도 주인을 찾아간다. 그리고 왔다가도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금세 다시 떠나기도 한다. 연애도 ‘밀당’을 잘해야 한다고 하지. 돈도 비슷하다. 너무 돈, 돈, 돈! 하면서 짝사랑하면 돈이 멀찌감치 도망가고 말 거야. 그러니 돈이 너를 사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돈이 너를 따라오도록 만들어라.

옛말에 ‘돈을 좇지 말고 돈이 따라오게 하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돈을 좇아가던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망하는 걸 목격하면서 그 말뜻을 깨달았다.

동휘야, 명심하거라. 주어진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그릇을 키우다 보면 언젠가 돈이 저절로 찾아올 거다. 돈은 자기를 잘 관리하고 가치 있게 써 줄 사람에게 모여들고 오랫동안 머문단다. 부디 이 사실을 잊지 말고 네 자리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라.

나는 오래전부터 이런 돈의 속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이제는 돈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서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은 돈이 나를 좋아하지만,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으려고 한다. 너무 많은 돈은 잘못하면 냄새나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관리하며 잘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세상에 큰 부자가 많지. 하지만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돈을 자기 뜻대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이렇게 돈을 지혜롭게 관리하고 제어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생각한다. 너도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Chapter. 05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으로 성장하는 - 인생

인생은 양파 까기다
까면 깔수록 눈물이 난다: 며칠 전 네 동생 준영이가 카레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다 같이 카레를 만들어 먹기로 했지. 준영이와 내가 양파를 까게 되었는데, 난생처음 양파 까기를 해 본 준영이는 금세 눈이 따갑다면서 도망가 버렸다. 결국 혼자서 양파를 다 까면서 인생이 양파 까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파를 까다 보면 처음에는 쉬운 듯이 느껴진다. 하지만 겉껍질을 벗겨 내고 속껍질을 까면서 깔수록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나게 된다. 그러나 눈물이 줄줄 흘러도, 음식에 양파를 넣으려면 꾹 참고 그 과정을 견디며 깨끗이 벗겨 내야 한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성취하려면 괴롭더라도 참고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 힘든 과정을 끝까지 견뎌내면, 마침내 흰 양파 속살처럼 환한 세상이 열린다. 그 새로운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저마다 인생의 양파를 까고 있다.

맛있는 카레를 먹기 위해 눈물 콧물이 나도 참고 양파를 까듯이, 좋은 인생을 살고 싶다면 피눈물이 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고 노력해야 한다.

까다 보면 내공이 생긴다: 나도 지금까지 인생의 양파를 숱하게 까 왔고, 여전히 까고 있다. 처음 안경원을 차렸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밤낮 고민하면서 인생의 양파를 까고 또 깠다.

첫 안경원 운영을 성공한 뒤에도 양파 까기는 계속되었다. 한 군데에서 자리 잡은 뒤에는 더 넓은 곳으로 가서 도전했고, 거기서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루면 또 새로운 곳을 찾아 도전했다. 그렇게 인생의 양파를 끊임없이 까다 보니까 진정한 내 인생의 양파를 찾을 수 있었고, 쉽게 양파를 까는 방법도 터득했단다.

아마 너도 지금 네 인생의 양파를 까고 있겠지. 눈이 따갑다고, 힘들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얀 속살의 양파를 만날 때까지 참고 도전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 네가 원하는 인생의 양파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힘들게 깐 양파를 남에게 건네는 멋진 사람: 동휘야, 사람은 세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남의 돈을 벌어 주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 두 번째는 내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리고 세 번째는 내 돈을 벌어서 남에게도 주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다.

첫째, 남의 돈을 벌어 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인생에서 힘든 도전, 즉 양파 까기를 하지 않는다. 왜 내가 눈물까지 흘리면서 힘들게 일해야 하느냐고 따지면서, 쉽고 편한 일만 찾아서 한다. 이런 사람은 자기가 번 돈을 고스란히 남에게 가져다주는 일밖에는 할 수가 없게 된다.

둘째, 내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 힘든 일도 견디면서 한다. 인생의 양파 까기를 하는 사람이지. 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룬 뒤에는, 굳이 계속 양파를 깔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양파 까기에 도전하지 않는다.

셋째, 돈을 벌어서 남에게도 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위의 두 부류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삶을 산다. 이 사람은 수많은 양파를 까 보았기에 양파 까기의 요령도 알고 그 보람도 안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양파를 깔 뿐만 아니라, 자기가 깐 양파를 남에게 주기도 하고 남의 양파 까기를 돕기도 한다. 평생 힘들게 일해서 모은 재산을 기부하거나 어려운 이웃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지. 얼마나 멋있는 인생이냐.  

나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인생의 양파를 부지런히 까면서 남의 양파 까기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너 역시 그런 보람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넉넉함을 느끼는 만족: 며칠 전에 갑자기 무릎이 아파서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몇 년 전에 넘어져서 다친 무릎의 통증이 재발한 것이다. 꼼짝할 수 없어서, 출근도 못 하고 5일 동안 집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한없이 이어졌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가…. 생존하기에 급급했던 지난날에 비해 삶의 형편은 훨씬 좋아졌지만, 여전히 행복은 멀게만 느껴진다. 사람들은 행복의 조건으로 자족하는 삶을 꼽는다. 자족이란 ‘스스로 넉넉함을 느끼는 것’이다. 무언가가 또는 누군가가 넉넉하게 채워 줘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넉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형편에서든 마음먹기에 따라서 만족하며 사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 마음먹는다는 게 쉽지 않다. ‘만족’은 ‘찰 만(滿)’에 ‘발 족(足)’이 합쳐진 낱말이다. 그 뜻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발까지 채우는 것, 즉 가득 채우지 않고 적당한 정도로만 채우는 상태를 말한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만 개의 발이라는 의미로 보고, 발로 열심히 뛰어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만족하는 마음은 적당히 채우는 데서도 오고, 또한 목표를 향해 두 발로 열심히 달려가면서, 그때마다 주어지는 조건과 상황에 감사하는 것인 듯하다. 온 의지를 다해 노력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넉넉하게 누리는 것이 만족이고, 그런 누림이 가능할 때 비로소 행복이 찾아오는 것 아닐까 싶다.

경제적 자유와 자아실현: 그런데 요즘 사람들, 특히 많은 젊은 사람들이 행복의 조건을 물질적인 것으로, 그러니까 돈만 있으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물론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 네게도 늘 강조했지만, 인간에게 경제적 자유는 무척 중요하다. 의식주가 확보된 뒤에야 삶의 의미도 생각할 수 있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도 둘러볼 여유가 생기는 거지.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사는 보람과 의미가 저절로 채워지는 건 아니다. 돈 이상의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거지.

동휘야, 공부와 사업을 병행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삶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밤낮없이 전력 질주하는 너를 보며 흐뭇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때로는 힘들고 어렵겠지만 매 순간 삶의 기쁨과 즐거움도 넉넉히 누리길 바란다. 그리고 나아가 다른 이의 만족과 행복에도 관심을 갖는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가 되기를 빈다. 나도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무사히 각자의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며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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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아빠의 생각:삶이 막막할 때 꺼내 읽는 아버지의 인생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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