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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관심거리/지식

포노사피엔스코드 사례 ::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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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은 '당신 근처 중고 거래 시장' 이라는 뜻의 중고거래 앱입니다. 누적 다운로드 1,900만 건, 한 달 이용자 700만 명, 2019년 거래액 7,000억 원을 기록하며 놀라운 성공을 이룬 벤처기업이죠.

벤처업계에서 '성덕(성공한 덕후)' 으로 불리는 김재현 대표는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꽂힌 아이였습니다. 학교 시험공부에는 특별히 관심이 없던 그는 1998년 동서울대 정보통신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2003년 졸업 후 '네오엠텔neomtel 이라는 벤처기업에 취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컴퓨터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학구열이 폭발해 숭실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고, 야전 침대에서 생활하며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졸업 후 실력을 인정받아 2007년에 네이버에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2009년 아이폰이 출시되자, 과감히 사표를 내고 2010년 동료들과 함께 ‘씽크리얼즈'를 창업했습니다. 씽크리얼즈는 2012년 카카오에 57억 원에 인수되면서 대박을 터뜨리죠. 이후 카카오에 합류한 김 대표는 '카카오 플레이스', '카카오 택시' 등을 만들며 활약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동료인 김용현 대표와 2015년 당근마켓의 전신인 'N42'를 창업합니다. 원래부터 물건을 버리기 싫어했고 중고제품 거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평생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이었고 그래서 과감하게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는 방식도 꼭 그가 원하던 방식 그대로입니다. 모든 사람을 수평적으로 대하고 회사 구성원 모두가 영어 이름으로 호칭합니다. 그의 이름은 '폴Paul' 입니다. '님'자도 붙이지 않고 모두 그렇게 부릅니다. 직원을 뽑을 때는 학력은 보지도 않고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모든 직원이 멋진 아이디어를 내고 또 존중받습니다.

'당근마켓'이라는 신선한 이름도, 개인정보는 보호하면서도 가장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식도, 고객을 사로잡은 아이디어는 모두 그렇게 직원들의 생각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인연을 맺은 컴퓨터와 평생 함께하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왔고, 또 그렇게 꿈꾸던 방식의 회사를 창업해 실제로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래서 그는 '성덕'이라 불립니다. 그의 기술과 사람에 대한 관심,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대한 관심이 그의 꿈과 어우러져 지금의 당근마켓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당근마켓의 성공 비결은 달라진 포노 사피엔스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해서 생활하게 된 인류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곳은 특정한 지역입니다. 포노 사피엔스들도 그 지역 내에서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삽니다. 지나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필요한 걸 구입하기도 하고 간단한 식사도 해결합니다. 사실 편의점 매출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그래서 지역에서 살아가는 소비자의 행동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들에게 더욱 편리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물론 커뮤니티 비즈니스 산업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플랫폼 사업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편리하지 않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하는 비즈니스이기도 합니다. 당근마켓은 철저하게 지역 단위로셀을 나눠 자기 동네에서 편안하게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그래서 근처 6km 이내에 사는 사람들만 거래하도록 시장을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물건이 필요하면 들어가서 사려고 하는 사람보다, '오늘은 우리 동네 시장에 어떤 재밌는 물건이 나왔나' 하며 궁금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자 거래가 활성화되고 물건을 팔아 현금을 손에 쥐게 된 사람들은 '우리 집에 또 팔 만한 물건이 없나' 하면서 또 찾게 됩니다. 과잉 소비 시대인 만큼 어느 집이나 팔 만한 물건이 수북히 쌓여 있기 마련입니다. 굳이 내가 가진 물건을 들고 가서 택배로 보내는 불편함을 감수하기는 귀찮지만 복잡한 포장 필요 없이 바로 슬리퍼 신고 나가 물건만 달랑 교환하면 되는 이 서비스는 소비자의 마음에 꼭 들게 된 것이죠.

당근마켓은 이름도 재미있고 마케팅 전략도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를 사로잡은 건 바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경험이 만드는 것이 바로 자발적 팬덤입니다. 집에 굴러다니던 물건이 간단하게 내 주머니의 현금으로 바뀌는 경험은 더할 수 없이 매력적입니다. 포노 사피엔스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반드시 주변에 퍼뜨립니다. 당근마켓은 그동안 사람들이 중고물품 거래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좋은 경험을 멋지게 만들어낸 것이죠.

이것이 킬러 콘텐츠입니다.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힘은 섬세한 디테일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만들고, 조금이라도 더 안심하게 만드는 지나칠 만큼의 섬세한 배려, 그것이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든 것이죠.

당근마켓의 킬러 콘텐츠는 조직 문화에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사장님이 좋아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나라도 이렇게 해주면 쓰겠다' 라는 아이디어를 내는 조직 문화라야 디테일이 살아납니다. 당근마켓이 창업 당시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과도 대단합니다. 2019년 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3.16시간, 평균 앱 실행 빈도 20일(평균 2.93시간, 9.32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합니다. 거래 금액도 7,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말 그대로 동네 가게를 포노 사피엔스들이 뻔질나게 들락날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2020년이 되면서 코로나가 시장을 덮쳤지만 당근마켓의 팬덤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누적 다운로드 1,900만 돌파, 누적 가입자 1,000만 돌파, 월간 활성 이용자 수 700만 명을 모두 돌파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을 선점했던 플랫폼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려버린 것입니다. 비결은 역시 섬세한 배려였습니다. 코로나로 접촉이 두려운 소비자들은 문 앞에 물건을 걸어두고 교환하기도 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곳에서 만나 거래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당근마켓의 서비스는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중고물품 거래도 섬세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인류의 생활을 바꾸는 혁명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지역에서, 땅 위에서 발을 딛고 살아갑니다. 당근마켓은 여기서 기회를 찾아낸 것입니다. 이미 모든 분야에서 거대 플랫폼들이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의한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엄청난 가능성이 시장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당근마켓 같은 많은 플랫폼들이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과거에도 많은 기업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경쟁을 통해 성장해왔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에도 영원한 절대 강자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 결정합니다. 당근마켓의 사례에서 보듯 '보다 좋은 경험'은 엄청난 속도로 소비자를 새로운 서비스로 인도합니다.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진정한 경쟁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깊이 이해하고 끈기있게 트랜스포메이션에 도전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시장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근' 당신도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뼛속까지 바꾸는 트랜스포메이션을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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