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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포스트코로나, 일상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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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다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위해


전대미문의 감염병인 COVID-19(이하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지도 1년이 지났다. 이제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된 일상에 적응해야 하는 시점에 살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활동 제한과 거리 두기는 외부와의 물리적 소통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개인화된 공간에서 경제사회 활동을 영위하게 만드는 등 과거와는 다른 생활패턴이라는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그 가운데 디지털 기반의 원격의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찾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까지 다시 챙기는 경향은 코로나 19가 끝나고 난 뒤 우리가 살아갈 새로운 시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게 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시장과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광범위한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19가 촉발한 경제·사회 전반의 파급력은 총체적이다. 때문에 이를 기회와 위협의 측면에서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의 변화 방향을 예측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전통 서비스 산업은 완전히 탈바꿈하여 사람들이 서로 만나거나 부딪히지 않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는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 당장 적응해야 하는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며 지금은 내가, 우리가, 그리고 사회가 현재 느끼는 불편함과 혼란, 위기감을 넘어 한 단계 진화된 모습으로 나아가는 도약의 발판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현 상황은 말 그대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다. 패러다임 전환에서 확실한 것이 있다면 바로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은 두려움을 낳는다. 이를 극복하고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비전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만드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 밑바닥에 있는 것을 판단하고, 이에 대처할 태세CO를 갖추도록 이끌어준다. 모두가 그럴 만하다고 공감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수용된 미래를 따르는 대신,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미래'를 선택하는 혁신의 씨앗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출간되는 이 책은 2020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가 바라는, 만들어가고 있는, 만들어가고 싶은 미래상을 그려보고자 시도한 국민참여형 미래연구 프로젝트의 뜻깊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공간', '이동', '먹거리', '건강'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사는 일상과 뗄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주제이다. 또한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가 겪을 구조적 변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이들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대중이 상상하는 다양한 미래 사건과 각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변화 방향을 탐색하고자 했다.

독자들은 공간, 이동, 먹거리, 건강 분야에서 나타나는 흥미롭고 놀라운 변화의 모습을 조금 먼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스스로 희망하는 바람직한 미래 모습을 그려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곧 직면할 미래이기에, 이 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모두가 만들어가는 미래'를 실천하기 위한 출발이 되기를 희망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문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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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


어느 날 불청객처럼 찾아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력은 우리 일상 곳곳에 빠르고 강력하게 침투했다. 발생 초기부터 치사율보다도 전염력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로 알려지면서, 많은 나라에서 바이러스의 전파속도를 늦추기 위해 이동을 제한하는 셧다운shut down을 실시했고, 이로써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했다. 처음에는 국가로부터 발의된 '타의적 고립'의 맥락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모습은 자의적 고립'을 추구하는 경제, 즉 '셧인 이코노미shut-in economy'로 변모하고 있다. 즉, 스스로를 가두고 외부적 소통을 차단한 채 개인화된 공간에서 '경제사회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비대면 비접촉(언택트.untace) 소비, 원격교육, 재택근무 등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는 중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측면이 하나 있다. 바로 '변화'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우리 능력이 증대됐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것까지도 쉽사리 바꿔나갈 동력이 생긴 지금이야말로 기존의 것을 '개선' 하는 데 그쳤던 변화의 물꼬를 '혁신' 쪽으로 크게 틀 기회이다. 한번 변화의 흐름을 탄 사회는 절대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변화가 필수적이라면 어떻게 해야 새로운 세계로, 새로운 삶으로 좀 더 잘 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이 새로운 방식의 혁신을 불러오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미래비전’ 설계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수용된 미래accepted future'가 아니라 '만들어진 미래created future'를 누릴 수 있다. 예견된 위기를 모면할 방법을 고민하고 강팍하고 위축된 조건들과 씨름하는 대신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미래비전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비전 설정이 중요한 이유는 그에 따라 우리의 걸음걸음이 달라지고, 포착되고 예견된 트렌드의 방향까지도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출산·고령화 흐름이 지속되고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도, 이 현상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대다수가 바라는 미래가 아니라면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할 일은 달라질 것이다. 비전은 직면한 현상에 어떠한 태세 attitude를 취해야 하는지를 확고하게 해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시각도 이와 마찬가지다. 커다란 트렌드를 포착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떠한 지향점과 방향성을 가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바라는 미래'라는 관점에서 비전을 설정하고, 위기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실현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지금껏 우리나라는 주로 기술 공급적 시각에서 미래를 예측해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영국의 HSCHorizon Scanning Center나 싱가포르의 RAHSRisk Assessment & Horizon Scanning center 등 오랫동안 미래 이슈를 탐색해온 주요 선진국의 미래예측 싱크탱크는 수요 기반의 과학기술 예측조사와 일반 대중이 바라는 미래상을 반영한 '미래사회 예측조사'를 병행하여 실시하고, 신기술의 부상 자체보다는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이슈를 발굴함으로써 중장기적인 미래 이슈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제시해왔다. 단순한 기술전망을 넘어, 사회구성원이 함께 지향해나갈 수 있는 미래비전과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통찰과 더불어 정책 수요자인 대중의 시각에서 미래 트렌드가 갖는 함의를 균형 있게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중점을 두고 집필했다.



첫째, 코로나 19가 촉발한 사회 각 분야의 전례 없는 변화상과 중장기적인 시각(10년 이상)을 반영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표준(뉴노멀nownorma)이 될 미래 트렌드를 탐색하고, 이를 구성하는 핵심 이슈 동인을 글로벌 차원과 한국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둘째, 장기화되는 코로나 19의 파급력과 언택트 패러다임으로 인해 기존의 통념을 벗어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상과 직결된 부문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상을 중점적으로 그려본다.

셋째, 지금까지 주로 전문가를 중심으로 미래전략 연구가 이뤄졌다면, 여기서는 전문가의 통찰과 사회구성원의 아이디어를 균형 있게 반영한다. 부문별 핵심 테마를 중심으로 국민참여 워크숍을 실시해 구체적인 미래 사건을 도출하고 대국민 인식조사를 기반으로 가능미래와 선호미래를 집계해 국민이 바라는 미래상을 이끌어낸다.

마지막으로, 도출된 미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우리가 바라는 미래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정책 방향과 대안을 모색한다. 또한 각 부문별 미래상과 현황 간의 차이를 분석하여 그 간극을 완화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각 과제의 시급성과 범용성 등을 검토하여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코로나 19는 전례 없는 글로벌 차원의 도전이다. 그리고 이는 위협과 기회 요인을 모두 수반한다. 이 도전에 제대로 응전해야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 이 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우리의 비전과 좀 더 가깝게 만들어나가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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