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 3. 필링(Feeling)의 정체란?

'필링(feeling)' 이라는 알 수 없는 존재

무언가 물건을 사려고 할 때 '필링(=느낌, 기분)'에 따라 결정 한 적이 있지 않는가?

디지털 카메라를 사기로 하고 상점에 가서, 다양한 상품을 비교한다. 그리고, 가격이나 성능, 디자인도 거의 비슷할 정도로 마음에 든 카메라가 3종류로 좁혀졌다고 생각해 보자.

이 때, 우리는 대체로 '필링'에 따라 최종적으로 어느 것을 살지 결정한다. 왠지 좋은 느낌이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필링'도 감정의 일종이다. 우리는 평소에 자주, 혹은 별 생각 없이, 이 '필링'을 사용하여 판단을 내리거나, 행동한다. 이치로는 결정하기 힘든 상황에서의 판단에, '좋은 느낌 · 나쁜 느낌과 같은 감정이 은밀하게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필링'이 사실은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이다.

가령, 거리를 걷다가 종종 눈에 띠는 액세서리 가게에 들렀다고 가정해 보겠다. 처음 들어온 그 가게의 장식은 매우 세련되어 있다. 점원은 강요하는 기운 없이, 상냥하게 대해 준다.

가게 안에 들리는 음악도, 편안하고 기분 좋아서 센스 있다는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액세서리를 살 생각이 없었지만, 진열되어 있는 액세서리가 어느 것이나 좋은 느낌이어서, 하나 사버리고 만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포장을 뜯고 보니, 스스로 맘에 들어 샀는데도 왠지 생각보다 멋지지 않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번은 해보지 않았는가?

자 이런 경우, 정말로 액세서리 그 자체가 스스로에게 좋은 느낌'을 주었을까? 이 경우, '좋은 느낌이 든 원인은, 가게 내부 공간이었을 수도 있고, 상냥한 점원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가게에서 들리는 음악이었을 수도 있다. 혹은 이 모두가 섞여 '좋은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어느 것이든, 액세서리 이외의 것에 의해 마음에 떠오른 '좋은 느낌'을, 액세서리가 좋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착각해 버렸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전부 다 멋져!

이처럼, 우리는 기분이 '좋은 느낌의 상태가 되어 버리면 '좋은 느낌의 원인과는 별개의 것에도 좋은 느낌이 파급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기분일치효과'라 부른다.

새로 생긴 쇼핑몰에 물건을 사러 가면, 필요한 물건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을 사버렸던 경험이 있지 않는가?디즈니랜드에 갔을 때, 노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생각지 않게 선물을 많이 샀던 경험은 없었나?그리고 그 때만큼이나, 집에 돌아오고 난 뒤 문득 자신을 돌아보며, '왜 이렇게 많이 사버렸지하는 기분의 낙차를 느껴보지는 않았는지, 실은 이러한 곳에서 간단히, 기분일치효과가작용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기분일치효과는 만능이 아니다.

잡지나 TV 등을 보면, 눈 앞에 있는 이성을 자신에게 향하도록 하는 데이트 연출이 있다. 그 대부분은 이런 기분일치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이것이 실은 조건에 따라선 대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 잠시 예를 들어 볼까.

남성 A가 어떻게 해서라도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여성 B를 과감하게 데이트에 불러냈다고 가정해 보겠다.
B는 A를 친구로만 여기고 있다. A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요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유명한 요리사의 레스토랑에저녁식사 예약을 하고, B를 초대한다.

레스토랑의 분위기나 대접, 바깥에 펼쳐진 야경과 요리 모든 것이 근사하고 최고였다. A의 마음속 예상으로는, 분위기에 취한 B가 좋은 기분이 되어, 기분일치효과가 작용하고, B가 A를 호의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A의 생각과는 반대로, B는 돌아갈 즈음에 단호하게 "실례할게요. A에 대해서는, 역시 친구로밖에 생각되지 않네요."라며 교제를 거절한다.

이 경우, 기분일치효과가 작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우선, A의 의도를 B가 알아차린 경우이다. 이렇게 화려한 데이트를 하면, 로맨틱한 분위기에 취해 내가 Ok라도 보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나? 라는 식이다.

확실히 B의 기분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안타깝지만 이 경우엔, A 에 대한 호의로 이어지지 않았다.
상대방이 이미 손바닥 읽듯 훤히 알게 되면, 자기에 대해서 호의가 늘어나기는커녕, 거꾸로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인상만심어주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B가 A에게 가망이 없었던 경우이다.

'식사도 맛있고, 야경도 멋지긴 한데, 조금도 즐겁지 않은 데이트네요'라고 B가 생각한다면, 기분일치효과가 발생할 수는없다.

오히려, A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버릴 수가 있다.

즉, 분명히 누구나 좋은 기분이 될 듯한 그런 상황에서, 본인의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함께 있는 상대방 탓이라 판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멋진 장소에, 이렇게 맛있는 요리가 있는데도, 어째서 지금 하나도 즐겁지 않은 걸까? 역시 나는 이 남자를 안 좋아하는 거야'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출처: 알다보다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