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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관심거리/지식

메이커의 시간관리 vs. 매니저의 시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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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어리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할까? 덩어리 시간이 그토록 중요한데도 우리는 왜 직장에서 이를 확보하지 못할까? 2012년 《포브스》 선정 '최고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 회사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의 블로그 글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선 그는 직장 내에서 일정관리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매니저(관리자)와 실제 일을 수행하는 메이커(실무자)의 시간관리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또 달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매니저의 하루는 규칙대로 움직이고, 매니저는 시간을 촘촘하게 나누어 활용할 수 있으며, 매니저의 과업은 저마다 정해진 목표가 확실하다. 원한다면 일정 시간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 미팅 일정도 재량껏 조정할 수 있다. 시간을 조각으로 나누어(Time Slor) 주로 회의, 외부 컨퍼런스 콜, 이메일 등에 활용한다. 그리고 매니저는 비서나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스케줄을 조율할 수도 있다. 매니저들은 자신의 시간 중 많은 부분을 부서원에게 지시를 하거나 부서원들이 작성해놓은 결과물에 첨언이나 비평을 하는 등 수동적인 작업에 쓴다. 중요한 전화나 메일이 오면 답장하면 되고, 직원들이 실수를 하면 조언을 해주거나 함께 처리해주면 된다. 매니저에게는 깊이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기보다는 그동안 쌓아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 안에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반면에 메이커의 시간관리는 다르다. 조금 과장하자면, 실리콘밸리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개발자나 새로운 작품을 쓰려고 몰입하는 소설가를 떠올리면 된다. 둘 다 골똘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쌓아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메이커에게는 특정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비교적 큰 덩어리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메이커에게도 다양한 부서와 관계 맺으며 인맥을 넓히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메이커에게 이런 역량의 확장이 '항상' 필요하거나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메이커에게 회의는 재난일 수 있다. 회의 하나가 오후 시간 전체를 날려버릴 수도 있고, 다른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어렵도록 시간을 쪼개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직장에서는 매니저와 메이커가 함께 일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개개인이 하는 일에는 매니저의 업무와 메이커의 업무가 혼재되어 있다. 결국 서로의 업무특성을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또 개인 스스로 업무를 분리하여 수행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직장인은 관리업무와 실무업무를 모두 수행한다. 특히 개인 전문가(Individual Contributor)와 관리자(Manager)의 경계가 모호한 한국 기업에서 일할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관리자들이 자신의 편의를 중심으로 시간을 관리하다 보니 그에 영향을 받는 부서원들 또한 비슷한 사이클로 생활할 수밖에 없다. 메이커로서 업무를 수행할 때 반드시 필요한 덩어리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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