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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 잘하는 시간관리습관 :: 업무시간 제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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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의 산물, 주 40시간 근무

우리는 언제부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8시간, 주 40시간(법정근로시간)을 일하기 시작했을까? 물론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토요일 근무가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 40시간 근무를 위한 근로자들의 요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25 19세기 초에는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일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근무시간에 상한이 없었다. 8세 미만의 어린아이조차 근무시간 제한 없이 밤낮으로 공장에서 일할 정도였다. 그러다 1848년에 영국 의회가 마침내 하루 10시간 통과시켰다. 이후 미국의 노동조합가 마침내 하루 10시간 근무시간법을 통들이 주 40시간 노동을 주장했고, 1938년 공정노동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이 통과되었다. 이때부터 고용주는 주 40시간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시간에 대해 1.5배의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했다.

'주 40시간 근무' 시행에 있어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제도를 처음에 주장하고 추진한 것은 노동조합이었지만 기업 경영자들이 그 요구를 수락한 데는 노동시간 및 생산성에 대한 수많은 연구로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19세기 후반 들어 기업들은 근무시간에 따라 1인당 총생산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광범위한 실험을 실시했고, 그 결과 노동시간과 생산성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님을 확인했다.

그러자 예컨대 포드자동차의 헨리 포드는 1914년 포드 공장의 작업시간을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이고 임금을 2배로 인상하는 급진적 정책을 취했으며, 이런 변화로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더욱 향상되었다. 20세기 초반 생산성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근로자들이 최적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5일 근무)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의 효율성은 혹 블루칼라의 노동생산성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까? 지식노동자들은 19~20세기 노동자들처럼 망치를 두드리며 일하는 것도 아니고, 8시간이 지났다고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생산성 컨설턴트 크리스 베일리는 오늘날 지식노동자의 업무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집중력, 에너지를 요구하며, 장시간 일할수록 집중력과 에너지는 급격히 떨어져 생산성이 크게 저하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지식노동자들이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육체노동자들보다 오히려 2시간 적은 6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심리학자 아담 그랜트(Adam Grant) 역시 6시간 근무를 지지한다.27 오늘날 지식노동자의 업무는 단순 반복적 작업에서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 창의성을 요구하는 휴리스틱(Heuristic)한 작업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렇듯 복잡하고 창조적인 작업일수록 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그랜트는 지적했다. 즉, 근무시간과 생산성은 결코 비례하지 않으며 일정 시간을 넘기면 집중력 감소에 따른 실수의 빈발로 그 실수를 수정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 적게 일하기를 실험하다.


주 40시간 근무가 최적의 생산성을 가져온다는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지식노동자의 근무시간은 더 늘어났다.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이메일, 협업 툴 등)가 도입되었지만, 조직 내에는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들을 보면, 장시간 근무가 전혀 낯설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은 하루 세 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운동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와 수영장, 낮잠 장소 등을 갖추어 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회사에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그런데 최근 테크기업들은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그동안 장시간 근무로 유명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일-생활 균형 도전(Work-Life Choice Challeng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9년 8월 한 달간 일본 지사의 2,3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금요일 휴무)를 단행한 것이다.28 회의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고 원격화상 회의를 장려했으며, 이메일 관리시간을 줄였다. 그 결과 참여 직원의 92%가 만족할 정도로행복도가 증가했으며, 전년도 대비 생산성이 40% 향상되었다.

뉴질랜드의 신탁관리회사 퍼페추얼 가디언(Perpetual Guardian)도 2018년 직원 240명을 대상으로 주30시간 근무를 실험하였다.29 실험 전과 동일한 업무량을 소화하면서도 일-생활 균형 만족도가 54%에서 78% 수준으로 향상되었고, 스트레스 수준이 7% 감소되었다. 퍼페추얼 가디언은 현재 주 4일 근무제를 영구적으로 도입했다.

사실 '적게 일하기'는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도입된 까닭인데, 금융권에서는 아예 시스템적으로 근무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30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포함한 주요 은행들이 피시오프제(정해진 시간 이후에는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를 도입해 PC 사용시간을 하루8~9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업무에서 전산시스템 접근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PC 사용 제한은 당연히전체 업무시간 제한으로 직결된다. 업무시간이 제한되면서 함께 이루어진 활동은 회의시간 및 불필요한보고서 작성 줄이기, 반복업무의 자동화이다. 하나은행은 주 1회 회의, 1시간 이내 회의라는 원칙을 정했고, KB국민은행은 PPT 보고서 작성을 금지했다.

'적게 일하기'를 실험하거나 시행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가장 먼저 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회의, 보고, 이메일, 불필요한 문서 작성, 인터넷 검색 등 보조적 작업을 최소화하고, 반복업무를 자동화한다면 이전보다 적게 일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다국적직원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크로노스 인코퍼레이트(Kronos Incorporate)의 노동연구소가 8개국 근로자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하루 7시간이면 주요 업무를 충분히 끝낼 수 있다고 응답했다.31 또한 응답자의 45%는 하루 5시간 이내면 충분하다고 답하기도 했다.하지만 응답자의 86%는 핵심 업무와 관련이 없는 업무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40%는 조직의 부가가치를 높여주지 않는 관리업무로 매일 1시간 이상을 허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스스로에게 시간압박 가하기


파킨슨 법칙(Parkinson's Law)에 따르면 어떤 일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어진 시간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32 예를 들어, 이틀 만에 완료할 수 있는 업무인데 일주일(5일)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하자. 이 과제는 이제 더는 이틀 안에 끝낼 수 있는 과제가 아니게 된다. 첫째 날은 업무내용을 파악하면서 보내고,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인터넷에서 자료조사를 하면서 보낸다. 그리고 남은 이틀 동안 본격적으로 과제를 수행해 마무리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과제를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 날 하루 동안 초인적 힘을 발휘하여 과제를 완료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 과제의 마감을 이틀로 부여했다면, 주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완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었을 것이다.

이처럼 과제를 할 때 스스로 시간압박(Time Pressure)을 가하는 것은 업무를 미루지 않고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가능한 선택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더 빠른 의사결정에 도달하도록 돕는다.33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작업들이 전체 업무시간을 지배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업무시간을 제한하는 기술이 필요한 이유이다.

업무시간 블록(Time Boxing)을 활용해 시간을 제한하라

만약 아침 9시부터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라면 오후 5시까지로 업무시간을 제한하고 1시간만 업무시간을 줄여보자(업무에 따라 가능하다면 2시간까지 줄여보자). 그리고 그날 처리해야 할 업무들을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채워 넣는다. 하루에 너무 많은 업무를 할당해서는 안 된다. 하루에 가장 중요하면서도 빨리 처리해야 하는 2~3개의 본질적 업무를 우선 할당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들을 이메일 확인과 같은 보조적 업무에 할당한다.

각 업무의 시작시간과 마감시간을 설정하되, 도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마감시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극단적인 마감시간 설정은 단기적으로는 업무수행 속도에 불을 지펴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결국에는 번아웃을 초래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에이머빌(Teresa Amabile) 교수는 마감시간으로 인한 극단적 스트레스는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든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45% 수준까지 낮춘다고 지적한다. 34 업무의 품질을 저하시킨다면 비록 시간당 생산성을 높였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업무별로 마감시간이 정해지면,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완료할 수 있도록 최대한 몰입한다. 업무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프로세스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 작업부터 하는 것이 좋다.

몰아서 처리하라(Batching)

이메일 확인, 자료조사, 보고서 편집 등 단순한 보조적 업무는 중요도와 시급성이 높은 업무를 끝내고 나면 한꺼번에 몰아서 처리하는 것이 생산적이다. 집에서 빨래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옷 한 벌의 빨랫감이 생길 때마다 세탁기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빨랫감을 모아놓았다가 한꺼번에 색깔별로 또는 속옷과 겉옷을 나누어 세탁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보조적 업무를 처리하느라 잦은 업무전환을 함으로써 본질적 업무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모아서 처리하는 편이 생산성을 4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35 전체 업무에서 몰아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보조적 업무가 무엇이고 거기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들어가는지 확인한 뒤 몰아서 처리하되 최소한의 시간을 할당하도록 한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제공하라

하나의 업무에 최대한 몰입하여 마감시간 내에 끝냈다면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나의 업무가 끝나면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잠시 머리를 식힌다거나, 오전 업무를 끝낸 점심시간에는 20분 정도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또 다른 업무로 전환하기 전에 뇌에게도 쉬는 시간을 줄 필요가있다.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 확보



우리의 두뇌가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4시간 남짓이라고 한다. 36 집중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뇌의 시간은 4시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시간은 계속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회의, 이메일, 각종 행정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남은 시간은 온전히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할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그와 관련된 지식을 더 깊이 공부해볼 수도 있고, 정규 프로젝트 기간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방법론을 추가로 실험해보는 일도 가능하다. 이러한 시간투자는 훗날 온전히 나의 자산이 된다.

구글에는 정규 프로젝트 외에 업무시간의 20%를 개인적 과제에 투자할 수 있는 '20% Time' 정책이있다. 37 구글러(Googler)들은 이 시간을 더 창의적이고 더 혁신적인 개인적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데 쓰고 있다. 실제로 구글 뉴스, Gmail, 애드센스가 이런 방식의 시간사용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구글에는20% Time' 정책만 있는 게 아니다. 구글러들은 매년 자신의 업무에서 비효율 10%를 절감해야 한다.구글이 제한된 시간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라 하겠다.1 0

구글의 현 임직원을 '구글러(Googler)'라고 부른다. 신입직원은 '뉴글러(Noogler, New+Googler)', 퇴직자는 '수글러(Xoogler)' 라고 한다.

이런 정책이 모든 회사에 다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업무시간을 스스로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를 위해 투자한 시간만큼 5년, 10년후 '나'의 모습은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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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가이드라인


관리자가 퇴근시간을 넘겨 야근하고 있는데 당당히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부서원이 과연 몇이나 될까? 퇴근시간 직전, 주말 직전에 관리자가 업무지시를 한다면 부서원들이 정시에 퇴근할 수 있을까? 부서원들의 장시간 근무는 업무량의 문제도 있지만, 관리자의 업무시간에 대한 인식 및 관리가 매우 크게 작용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업무시간 제한하기'에 있어 관리자가 주의하고 도와주어야 할 부분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살펴보자.

Tip | 업무시간보다는 업무의 질과 성과로 평가하기

관리자가 장시간 오래 앉아 일하는 직원을 성실하다고 평가하거나 정시에 퇴근하는 직원에게 눈치를 준다면 부서원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본질적 업무를 효율적으로 끝내기보다는 '장시간 근무' 라는 형태 자체에 매몰되기 쉽다. 또한 실제 업무의 질과 성과보다는 상사의 눈에 항상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조직 내에 뿌리를 내린다면 결국 장시간 근무로 인해 생산성은 도리어 하락하고 부서원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빚어질 소지가 크다.

그러므로 관리자는 성과와 무관한 장시간 근무에 보상을 주려 하지 말고 업무효율성, 생산성, 그리고 산출물의 질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하며, 이를 말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부서원에 대로 로한 평가 또한 수행한 업무의 질과 성과로 데이터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부서원 개개인의 역량과 수행 중인 업무의 내용, 기대하는 예상 아웃풋을 그 누구보다 관리자가 명확히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구글은 근무시간과 장소가 자유로운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업무의 질과 성과 중심으로 데이터에 기반해 철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Tip ② 부서 내 '업무시간 제한' 실험하기

부서원 전체가 부서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업무시간 제한'을 실험해 최적의 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만약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업무가 진행된다면 일 단위로 업무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업무가 요일별로 일정 패턴을 띤다면 특정 요일, 예를 들어 금요일은 반나절 일찍 업무를 끝내도록 실험해볼 수 있다.

이때 관리자가 주의해야 할 것은 '업무시간 제한'으로 업무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추가 업무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직원들은 업무를 빨리 끝낼수록 일만 더 늘어난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는 '업무시간 제한' 의 취지에 어긋난다. 따라서 이렇게 확보된 시간은 애초 부서원들과 약속한 대로 미래를 위한 개인의 투자시간 또는 부서 전체의 학습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업무시간 제한에는 부서원뿐 아니라 관리자도 적극 동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업무지시나 업무보고 등은 제한된 업무시간 내에 끝낼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업무시간이 끝나기 직전에 업무지시를 하는 행위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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